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외환 담당 최고위)은 외환시장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개입(정부가 환율에 영향을 주기 위해 달러·엔 등을 직접 사고파는 조치)이나 특정 환율 수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는 미국 당국과 매일 연락하고 있으며, 미국 측도 자신의 견해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일본의 환율 제도를 ‘자유변동제’(환율이 시장에서 주로 결정되는 제도)로 분류하더라도 일본의 개입 빈도를 제한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엔화 흐름과 당국 메시지
작성 시점 기준 달러/엔(USD/JPY)은 156.30엔 부근에서 거래되며, 하루 기준 0.08% 하락했다. 미무라는 환율 수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일본은행(BOJ)은 일본의 중앙은행(통화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물가 안정(인플레이션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을 목표로 하며 물가 목표치는 대체로 2% 안팎이다. 일본은행은 지폐를 발행하고 통화·금융정책(금리와 시중 유동성 조절)을 집행한다.
2013년 일본은행은 ‘양적·질적 완화(QQE)’(국채·회사채 등 자산을 대규모로 매입해 시장에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추는 정책)를 통해 초완화 정책을 시작했다. 2016년에는 마이너스 금리(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대신 비용을 내는 구조)와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관리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특정 만기 금리를 목표 수준에 묶어두는 정책)를 도입했고, 2024년 3월에는 금리를 인상했다.
일본은행의 경기부양책은 엔화 약세로 이어졌고, 2022~2023년에는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서 추가 하락이 나타났다. 2024년의 정책 전환은 이 흐름을 일부 되돌렸는데, 이는 엔화 약세와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 속에서 물가가 2%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옵션 변동성과 개입 리스크
달러/엔이 162.50엔에서 거래되는 상황을 보면, 당국 경고는 2025년 당시처럼 더 잦아지고 있다. 이런 발언은 재무성이 현 수준을 불편해한다는 신호이며, ‘구두 개입’(실제 매매 대신 경고성 발언으로 시장 심리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 1차 방어선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에는 엔화 약세에 대한 일방향 베팅이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
정부의 돌발 조치 가능성이 상시 존재하면 달러/엔 옵션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금융상품) 거래자 입장에서는 만기가 짧은 엔화 풋옵션 매도(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구조)가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기습 개입 시 환율이 급락(달러/엔 하락, 즉 엔화 급반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수주 동안은 이런 급변에 대비하거나 이를 통해 수익을 노릴 수 있도록 옵션을 매수하는 편이 더 보수적인 선택이다.
되돌아보면, 일본은행이 초완화에서 천천히 벗어나면서도 정책금리(중앙은행이 기준으로 삼는 금리)는 0.50%에 그쳐 여전히 낮은 편이다. 반면 미국의 연방기금금리(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단기금리의 기준으로 삼는 금리)는 현재 3.75%로, 미·일 금리차(두 나라 금리 수준의 차이)가 엔화 약세를 밀어붙이는 핵심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이런 구조적 압력은 개입으로 인한 엔화 강세가 나타나더라도 일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24년 봄 대규모 개입 당시 당국은 달러/엔이 160엔을 넘자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약 9조엔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당국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선이 있고, 효과가 영구적이지 않더라도 과감히 행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수준은 다시 그 구간에 들어와 있어, 재차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따라서 지금은 파생상품을 활용해 손실 한도를 명확히 한 거래 구조(사전에 최대 손실을 계산할 수 있는 설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엔화 콜옵션 매수(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옵션) 또는 달러/엔 풋옵션 매수(달러/엔 하락에 베팅)는 개입 가능성으로 인한 변동에서 제한된 하방 위험으로 수익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직접적인 수단이다. 이는 달러/엔 매수 포지션(달러 강세·엔화 약세에 베팅)을 가진 투자자에게는 헤지(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어)가 될 수 있고, 재무성 개입을 예상한 단독 투기(리스크를 감수한 수익 추구) 전략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일본의 근원물가(에너지·신선식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 흐름을 더 잘 보여주는 지표)는 2026년 4월 2.4%를 기록하며 목표를 웃돌고 있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이는 올해 후반 추가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당장의 통화 약세 문제를 즉시 해결하진 못한다. 당분간 초점은 중앙은행의 느린 정책 조정보다는 정부의 행동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