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는 수요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합의에 가까워졌을 수 있다”면서도, 이란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의 제안을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란에 1쪽짜리 ‘양해각서(MOU, 정식 계약 전 기본 방향만 적은 합의 문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은 호르무즈 해협을 단계적으로 다시 열고, 이란 항만에 대한 미국의 봉쇄(해상·항만 통제 등으로 물류를 막는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이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핵 개발 및 관련 활동)과 관련한 더 구체적인 협상은 이후에 진행되며, 현재로선 어떤 것도 합의되지 않았다.
Market Reaction And Price Mov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과 “매우 좋은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테헤란(이란 정부)에 언제까지 답하라는 시한은 없다고도 했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미국의 대표 원유 가격 지표)는 전일 대비 7.05% 하락한 배럴당 92.85달러였다.
지난해 미국-이란 MOU 가능성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이 급격히 반응해 WTI가 하루 만에 7% 넘게 급락했던 사례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이는 지정학(국가 간 갈등) 관련 헤드라인이 원유의 기초 수급(공급과 수요)보다 더 빠르게 가격을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수송 ‘병목 지점(초크포인트·물류가 막히기 쉬운 좁은 구간)’으로, 하루 2,000만 배럴 이상이 통과한다. 따라서 긴장 완화 조짐만으로도 유가 하락(약세)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2025년의 급락 기억을 감안하면, 원유 옵션(정해진 가격에 원유를 사고팔 권리) 시장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앞으로의 변동성’ 기대치)은 중동 뉴스에 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트레이더들은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받기 위해 외가격(out-of-the-money·현재 가격에서 멀리 있는) 풋/콜을 매도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지만, 급반전 가능성에 대비한 엄격한 위험관리(손실 제한 규칙)가 필수다. 지난해 92.85달러까지의 급락 사례는 변동성 매도(가격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에 베팅)가 수익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위험도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Outlook For Opec And Inventories
관심은 곧 열릴 OPEC+(석유수출국기구 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연합)의 회의와 생산 쿼터(할당량) 준수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2026년 1분기 전 세계 원유 재고는 4,000만 배럴 이상 감소하며, 2025년 투기적 매도(단기 차익을 노린 대량 매도) 이후 시장이 크게 타이트해졌다. 이에 따라 산유국 그룹 내부의 이견 조짐은 유가가 위아래로 모두 출렁이는 ‘양방향 가격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불 콜 스프레드(더 낮은 행사가의 콜 매수+더 높은 행사가의 콜 매도)나 베어 풋 스프레드(더 높은 행사가의 풋 매수+더 낮은 행사가의 풋 매도)처럼 손실 한도를 제한하는 스프레드 거래(옵션을 조합해 위험을 줄이는 방식)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앞으로 몇 주간 원유 가격은 박스권(일정 범위) 흐름을 보이되, 뉴스에 따라 급격히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WTI가 배럴당 84달러 안팎에서 움직인다는 점은 이란발 공급 급증 위험은 당장 가격에 덜 반영됐지만 시장 불안은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국면은 장기 방향성을 맞히기보다, 옵션으로 위험을 명확히 제한하면서 단기 변동을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