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르츠방크는 최근 파운드화(영국 통화) 강세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영란은행(BoE·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과도하게 높아진 데다 영국 정치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메르츠방크는 향후 몇 주 안에 유로/파운드(EUR/GBP)가 0.89 수준으로 올라갈(=파운드 약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파운드화는 전쟁 발발 이후 G10(주요 10개국 통화) 통화 중 성과가 플러스인 5개 통화에 포함된다. 코메르츠방크는 이 배경으로 영란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3월 초 정치 불확실성이 줄며 ‘정치 리스크 프리미엄(정치 불확실성을 반영해 통화가치에 붙는 추가 할인)’이 낮아진 점을 들었다.
파운드 강세, 일시적일 수 있다
시장(금리 선물 등)의 가격에는 연말까지 2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던 흐름에서, 한때 3차례가 넘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코메르츠방크는 영란은행이 금리를 한 번 올릴 수는 있지만, 이후에는 하반기 중 ‘금리 인하’ 논의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경우 금리 전망에 기대었던 파운드 강세가 되돌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UR/GBP는 0.86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지방선거 결과가 추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연말로 갈수록 정치 리스크가 완화되고 이후 파운드가 회복할 여지도 있다고 했다.
영란은행, 물가와 성장 둔화 사이에 끼였다
현재 EUR/GBP 환율은 0.8750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지표를 보면 영국 물가상승률이 2.8%로 쉽게 내려오지 않는(=끈적한, 높은 수준이 지속되는) 반면, 2026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생산한 재화·서비스의 합) 성장률은 0.1%에 그치며 부진했다. 이런 환경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다.
코메르츠방크는 영란은행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면서도, 시장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연말 전 금리 인하(기준금리를 내리는 조치) 가능성을 점점 더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과 달리 상대적으로 ‘매파적(금리 인상에 더 적극적인 성향)’인 유럽중앙은행(ECB)과의 기대 차이가 파운드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파생상품(환율·금리 같은 기초자산에서 파생된 계약) 거래자들은 향후 몇 주 동안 EUR/GBP 상승 가능성에 대비할 기회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전망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행사가격이 0.8800 부근인 EUR/GBP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해 환율이 0.8900 전망치로 움직이는 시나리오를 노릴 수 있다. 콜 스프레드(서로 다른 행사가격의 콜옵션을 함께 매수·매도해 비용과 위험을 줄이는 전략)를 활용하면 초기 비용(프리미엄)을 낮추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상승 가능성에 참여하면서 손실 범위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정치 불확실성도 다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에는 총선(의회 구성원을 뽑는 전국 단위 선거)과 재정정책(정부의 지출·세금 정책)의 큰 변화 가능성이 주목받는다. 이런 ‘정치 리스크 프리미엄’ 재확대는 파운드에 추가 하락 압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