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21년 제정한 ‘차단(블로킹) 법령(Blocking Statute)’을 처음으로 공식 발동했다. 대상은 이란산 원유 거래와 관련됐다는 이유로 미국이 최근 제재한 중국 정유사 5곳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 내 당사자들은 해당 미국 제재를 따르는 행위가 금지된다. 즉, 미국 제재 요구와 중국 법적 의무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Blocking Statute First Use
미국 제재를 따르는 제3자(중국 기업과 거래하는 해외 기업 등)는 중국 규정상 법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2차 제재(미국이 직접 제재 대상이 아닌 제3자까지 거래를 이유로 제재하는 방식)’가 시장 참여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바꾸려는 의도다.
이 법령은 중국이 ‘부당한 역외 제재(한 나라의 법을 다른 나라에까지 적용하려는 제재)’라고 보는 조치에 대한 ‘준수(컴플라이언스)’를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미국의 제한을 따르는 것이 항상 가장 낮은 위험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조치는 시진핑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간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나왔다. 유사한 갈등이 이어질 경우 중국이 추가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Market Volatility Watch
이번 조치는 원유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미국이 시장에서 배제하려던 이란산 물량을 가공하는 정유사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공급 증가가 가격을 누를 수 있지만, 예정된 시진핑-트럼프 회담을 앞둔 지정학적 위험이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센터(INE)의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 거래량이 15% 증가한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국제 은행, 해운사 등 중간에 낀 제3자에 대한 파급도 주의해야 한다. 이들의 법적 위험이 커지면서 거래 상대방 위험(카운터파티 리스크: 계약 상대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을 평가하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성은 시장에서도 드러나며, 변동성지수(VIX: 미국 주식시장의 불안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최근 비교적 안정적이던 흐름 이후 지난주 10% 넘게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