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의 기업·소비자 신뢰지표가 4월에 시장 예상보다 크게 악화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경제신뢰지수는 5년 만의 최저치로 내려앉았고, 소비자신뢰지수는 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출 여건(은행이 대출을 내주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어, 내수(국내 소비·투자 수요)도 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1분기(잠정치) GDP(국내총생산, 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생산된 재화·서비스의 가치)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로 ‘소폭 성장’을 나타냈다. 독일은 0.3%, 스페인은 0.6%, 이탈리아는 0.2% 성장했다. 프랑스는 보합이었고, 아일랜드 GDP는 전분기 대비 2% 감소했다.
Upcoming Data Weakens Momentum
향후 발표될 지표들은 4월 들어 성장 탄력이 더 둔화했음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비스업에서 둔화가 두드러질 수 있다. 3월 소매판매는 또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독일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 감소가 예상된다.
독일의 경우 3월 공장수주(제조업이 받은 주문), 산업생산(공장에서 실제로 생산한 물량), 무역 지표가 완만한 증가를 가리킬 수 있으나, 에너지 가격 급등 충격이 전망을 짓누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산업생산이 반등할 수 있지만,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계와 기업의 재무상태(대차대조표, 자산·부채·자본을 정리한 재무표)는 비교적 건전하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 사람이 하던 학습·판단을 컴퓨터가 수행하는 기술), 에너지 및 방위산업 관련 투자, 그리고 독일의 재정 부양책이 경기 활동을 떠받칠 요인으로 거론된다.
유로존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4월 기업과 소비자 모두의 신뢰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며, EC의 경제심리지표(ESI, 기업·소비자 설문을 합친 경기 체감 지표)는 95.5로 5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런 약세가 아직 ‘실물지표(생산·소비·고용처럼 실제 활동을 보여주는 데이터)’에 전면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았고, 지난 분기 경제는 0.1% 성장했다.
Options Strategy Market Hedging
향후 성장에 대한 핵심 우려는 신용(대출) 여건의 악화다. ECB(유럽중앙은행)의 최신 대출 설문에 따르면 기업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는 은행 비율(순비율, 강화 응답에서 완화 응답을 뺀 값)은 15%였다. 이는 2023년 금리 상승이 지출을 억누르기 시작했을 때와 유사한 흐름으로, 앞으로 몇 달 내수가 더 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경기 둔화에 대비해 경기민감소비재(경기에 따라 매출이 크게 흔들리는 소비 업종) 관련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는 전략이 위험을 줄이는(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면 급격한 침체를 막을 완충 장치도 있다. 기업 재무상태가 견조하고, 특정 투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AI·에너지·특히 방위 부문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으며, 독일의 1,000억 유로 규모 기금도 계속 집행되며 산업을 밀어올리고 있다. 이는 소비 부진과 무관하게 유럽 방위·항공우주 지수에 대한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이 상승 여지를 제공할 수 있음을 뜻한다.
약한 심리와 일부 분야의 실질 강세가 충돌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2022년에 겪었던 급변동 장세를 떠올리게 한다. VSTOXX 변동성지수(유로존 주식시장의 예상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현재 18 부근으로, 위기 당시 고점보다는 낮지만 긴장을 반영한다. 투자자(트레이더)는 유로스톡스50에 ‘스트래들(같은 가격·만기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함께 사서, 어느 방향이든 크게 움직이면 이익을 노리는 전략)’ 같은 방식을 활용해 큰 방향성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