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銀·XAG/USD)은 금요일 76.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하루 새 3.05% 상승했다. 주 초반 박스권(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는 장세)에서 반등한 뒤 매수세가 살아났다.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보유해도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에는 불리한 환경에서도 수요가 늘었다.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중앙은행)가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했다. 위원회 안에서 통화완화(금리 인하·유동성 확대) 쪽으로 기울이는 데 반대하는 위원이 여럿 나오면서, 긴축(금리 유지·인상으로 경기를 식히는 정책)이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금리 전망과 은
CME 페드워치(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으로 시장의 금리 전망을 계산하는 지표)에 따르면 연말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고, 이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일부 남아 있다. 금리가 높으면 은의 상승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은은 이자를 주지 않기 때문에,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다른 이자 자산을 들고 있었으면 얻을 수 있었던 수익을 포기하는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도 변수다. 중동 긴장으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며 인플레이션 기대(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가 자극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중앙은행(BoE)은 데이터(지표) 중심의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되, 물가를 경계하는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쉽게 내리지 않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연준 인사인 로리 로건, 닐 카시카리 등은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큰 가격 충격(원유 급등 등)이 발생하면 물가 목표를 지키기 위해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은은 금리 상승 부담과, 안전자산 선호 및 인플레이션 헤지(물가 상승에 대비한 방어) 수요의 지지 사이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매매 시사점과 변동성
은 가격이 76.00달러를 향해 밀고 올라가는 모습은, 연준이 금리를 강하게 붙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강한 움직임이다. 이는 시장이 ‘이자 없는 금속을 들고 있는 비용’보다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안전(위험 회피)을 더 크게 걱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은 두 요인이 충돌하는 구간에 있다.
연준의 신중한 태도는 2025년 내내 꺾이지 않았던 물가 지표에 기반한다. 근원물가(변동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뺀 물가)가 3% 아래로 내려오는 데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회의에서 연준은 정책금리(기준이 되는 대표 금리)를 5.25%로 유지했는데, 시장은 작년에는 이미 인하됐을 것으로 봤던 수준이다. 이런 긴축적(수요를 눌러 물가를 잡는) 정책은 은이 큰 폭의 상승을 이어가게 만들기 어렵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움직이는 상품) 거래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상단이 막힐 수 있다. 비싸고 ‘외가격’(현재 가격에서 멀리 떨어져 당장 행사해도 이익이 없는)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오래 만기(만료 시점이 먼)로 매수하는 전략은, 금리 불안이 갑자기 되살아나면 손실로 끝날 수 있다. 대신 가격이 좁은 범위에 머물거나 천천히 오르는 흐름에 유리한 옵션 구조(여러 옵션을 조합해 손익 구조를 만드는 방식)가 더 적절할 수 있다.
다만 안전자산 수요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작년부터 이어진 지정학적 긴장(국가 간 갈등)이 위험 회피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요인은 가격 하단을 받치며 큰 폭의 하락을 막는다. 이것이 금리 환경이 불리한데도 은이 비교적 견조한 이유다.
금리 부담과 위험 회피 수요의 충돌은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 확대를 부를 수 있다. 한 방향에만 베팅하기보다 큰 폭의 가격 움직임에서 이익을 노리는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변동성에 유리한(가격 흔들림이 커질수록 유리한) 옵션 조합이 향후 몇 주 동안 성과를 낼 수 있다.
2020~2022년만 봐도 통화정책(중앙은행의 금리·유동성 정책)과 글로벌 불확실성이 충돌할 때 은이 얼마나 거칠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당시 50%가 넘는 급등락이 나타났고, 예상치 못한 급변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지금의 잔잔한 흐름도 언제든 깨질 수 있어, 매 거래마다 위험관리(손실을 제한하고 포지션 크기를 조절하는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