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달러는 수요일 호주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 달러 대비 하락했다. AUD/USD는 0.7139 부근에서 거래되며 약 0.60% 내렸고, 달러인덱스(미 달러 가치를 여러 통화 바스켓으로 측정한 지수)는 98.78 부근으로 약 0.15% 상승했다.
로이터가 “필요하면 이란 봉쇄를 수개월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뒤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해당 보도는 전쟁 종료, 호르무즈 해협 재개, 핵 협상 지연을 담은 이란의 제안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진 뒤 나왔다.
연준 결정에 시선
시장 관심은 18:00 GMT(그리니치표준시, 한국시간으로 통상 익일 새벽)에 나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쏠려 있다. 시장은 금리가 3.50%~3.75%에서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공급 차질(원유·가스 운송에 문제가 생기는 것)로 에너지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흐름이다.
현재 물가는 연준 목표(2%)를 웃돌며, 유가 상승이 물가에 추가 상방 압력을 준다. 시장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향후 금리 인하(금리를 내리는 것) 가능성을 가늠할 단서를 찾을 전망이다.
호주에서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가계가 구매하는 대표 품목 가격의 평균 변동률)가 2월 3.7%에서 4.6%로 상승했지만, 시장 전망치 4.7%에는 못 미쳤다. 호주중앙은행(RBA)은 긴축적 태도(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쉽게 내리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호주달러는 강달러 속에 약세이며,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AUD/USD는 0.6550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달러인덱스(DXY, 달러인덱스의 다른 표기)가 105.5 부근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압박을 받고 있다. 달러 강세 배경으로는 지속되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거론된다.
지정학 리스크와 달러 강세
대만해협 긴장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불안할 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가 나타나고, 이에 따라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미 달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로이즈에 따르면 지난달 해당 지역 선박의 해상 운송 보험료가 15% 급등했는데, 이는 시장 불안이 현실 비용으로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환경에서는 위험자산 성격이 강한 호주달러가 반등하기 어렵다.
연준은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중앙은행이 정하는 대표 정책금리)를 4.75%~5.00% 범위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3월 미국 CPI가 3.1%로 높게 유지되면서 단기 금리 인하 기대는 크게 약해졌다. 그 결과 달러의 금리 매력(더 높은 금리를 주는 통화를 선호하는 흐름)이 유지되며 다른 주요 통화 대비 강세 요인이 된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움직이는 금융상품) 투자자 관점에서는 AUD/USD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이 거론된다.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권리, 가격 하락에 유리)을 매수하면 하락에 투자하면서 손실을 프리미엄(옵션 가격)으로 제한할 수 있다. 5월 말 만기의 행사가 0.6400 부근 풋옵션이 위험 대비 보상(리스크/리워드) 측면에서 대안으로 제시된다.
호주 측에서는 RBA가 경계를 유지하지만, 물가 흐름이 호주달러를 지지할 만큼 강하진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분기 CPI는 3.8%로 RBA 목표를 웃돌지만, 미국 경기의 견조함과 연준 정책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 중앙은행 전망 차이(정책 방향이 서로 다른 것)가 환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2~2024년을 보면, 연준이 매파적(금리 인상·긴축에 적극적인 성향)일 때 달러 강세가 장기간 이어진 사례가 있다. 현재도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인상 속도’보다 ‘첫 인하 시점’에 초점이 옮겨갔다.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어, 스트래들(같은 만기·같은 행사가의 콜·풋을 동시에 매수해 크게 움직이면 유리한 전략)이나 스트랭글(행사가를 다르게 한 콜·풋 동시 매수) 같은 옵션 전략도 거론된다.
AUD/USD 하락 포지션(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의 핵심 위험은 지정학 긴장이 갑자기 완화되거나 파월 의장이 예상보다 비둘기파적(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성향) 발언을 내놓는 경우다. 이에 대비해 외가격 콜옵션(현재 가격보다 높은 행사가의 콜옵션, 급등 시 방어에 사용)을 소량 매수해 손실을 제한하는 방안도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