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가 미 상원 은행위원회(Senate Banking Committee)에서 승인됐다. 표결 결과는 13대 11로,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많았다.
워시는 이제 상원 전체회의(full US Senate) 인준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인준되면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가 5월 15일로 끝나는 시점에 파월을 후임으로 대체하게 된다.
워시 지명과 시장 변동성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은 이번 절차에 반대하며 “워시를 다음 단계로 올리는 표결은 도널드 트럼프가 연준을 장악하도록 돕는 표결”이라고 말했다.
워시가 연준 수장에 한 걸음 더 다가서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커졌다. 워시는 파월보다 ‘매파적’(금리 인상에 더 적극적인 성향)이라는 평가가 많다. 즉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중앙은행이 정하는 대표 금리)을 더 빨리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의 공포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VIX(변동성지수)가 이번 주 18.5까지 올라섰고, 상원 인준 표결이 다가올수록 하락 위험을 막는 ‘보험’(헤지·손실 방어 거래)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채권시장도 이번 리더십 변화 가능성에 반응하고 있다. 이는 2026년 3월 CPI(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이 3.1%로 여전히 쉽게 내려오지 않는 ‘끈끈한’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물가가 잘 꺾이지 않는 현상)을 보인 직후다. 연준 정책 변화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금리(2년물 금리)가 위원회 표결 발표 이후 15bp(bp·베이시스포인트, 0.01%포인트) 올라 4.85%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금리선물(미래 금리를 반영한 선물상품) 옵션(정해진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을 통해, 여름까지 더 공격적인 연준 정책에서 이익을 노리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2025년 말에는 예상 밖 물가 지표로 연준이 ‘완화적’(비둘기파적·금리 인하나 완화에 우호적인) 안내를 되돌리면서 시장이 급격히 흔들린 전례가 있다. 지금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번에는 정책 기조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과거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연준 정책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2018년 연준이 공격적으로 긴축(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할 때 주가가 급락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