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XAG/USD)은 수요일 1.02% 하락해 74.00달러 위에서 버티지 못한 뒤 약 72.30달러로 내려섰다. 72.00달러 부근 저점에서의 반등도 제한적이었는데, 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기다렸기 때문이다.
미 달러화는 통화정책이 당분간 긴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 강세를 유지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할 가능성이 크며, 향후 정책 방향의 단서를 얻기 위해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기자회견·연설)에 시선이 쏠린다.
Higher For Longer Rates
‘금리가 더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무는’(Higher for longer) 전망은 귀금속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자는 나오지 않는 자산(비이자 자산·무이자 자산)인 은을 보유할 때의 부담(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로 국채 금리(채권 수익률)가 오르면서 은 수요가 줄었다.
지정학적 긴장도 부담을 더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호르무즈 해협(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해상 통로)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경제 봉쇄(제재)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유가를 높게 유지해 물가 기대(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를 자극할 수 있다.
TD증권은 물가가 성장 둔화를 부르는데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은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제조업 등 산업용 수요 약화와 ‘캐리 비용’(보유하면서 발생하는 비용: 자금 조달 이자·증거금 부담·보관/거래 비용 등) 증가도 악재로 지목했다. 다만 연말 무렵에는 공급 제약(광산 생산·정제 능력·재고 부족 등)으로 지지 요인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Key Data And Trading Implications
최근 지표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2026년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체감하는 대표 물가 지표)는 3.6%로 ‘끈적한 물가’(쉽게 내려가지 않는 물가)를 보여 연준이 정책 변화를 시사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 이에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약 4.75%까지 올라, 은 보유의 기회비용을 키우고 가격이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흐름에 베팅한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
산업 측면도 약해지고 있다.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위축을 가르는 설문 지표)는 49.8로 내려서며 소폭 위축을 시사했다. 이는 실물 은(산업용으로 실제 사용되는 은) 수요를 누를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72.00달러 지지선까지의 하락 위험에 대비해 풋옵션(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권리) 활용, 또는 은 선물에 대한 콜 스프레드 매도(상승 제한을 전제로 옵션을 조합해 프리미엄을 받는 전략)가 방어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