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증권은 캐나다은행(BoC)의 4월 통화정책보고서(MPR·Monetary Policy Report)가 더 높은 유가 가정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렌트유(북해산 원유 기준가격) 90달러,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가격) 85달러를 제시했으며, 이전 WTI 기준선(가정치) 55달러에서 크게 상향된 수준이다.
90달러/85달러 가정은 1월 28일 이후 평균 유가 흐름에 근거한다. TD증권은 자체 기준선으로 2분기 WTI 92달러, 연말 WTI 85달러도 제시했다.
유가 가정 상향과 물가 전망
TD증권은 유가 가정 상향이 캐나다은행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경로 전망을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전체 CPI(소비자물가지수·가계가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는 2026년 2분기 3% 수준으로 올라간 뒤 2027년 말 2%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근원물가(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 등을 제외해 추세를 보는 물가)의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겠지만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4월 보고서에는 유가 상승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별도 박스로 다룰 가능성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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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WTI를 배럴당 약 85달러로 가정하는 등 유가를 크게 상향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전 기준선 대비 큰 폭의 조정이며, 올해 들어 에너지 시장 여건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 변화가 캐나다은행의 경제전망 수정의 핵심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와 캐나다달러(CAD) 영향
유가 가정 상향은 물가 전망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체 CPI는 단기적으로 3%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파생상품 시장은 여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오버나이트 스왑(하루짜리 금리를 교환하는 금리스왑으로, 정책금리 기대를 반영)은 7월 인하 확률을 40% 미만으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3월 인플레이션이 2.6%로 높게 나온 점도 조기 완화(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기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지목된다.
트레이더 관점에서는 유가 강세와 신중한 중앙은행 태도가 결합되면서 캐나다달러 강세 논리가 강화될 수 있다. WTI는 1월 말 이후 평균 84달러를 웃돌아 통화에 우호적인 배경이 되고 있다. 보고서 이후 수주 동안 달러/캐나다달러(USD/CAD)가 더 낮은 수준을 시험할 여지도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물가 급등이 일시적이고 2027년까지 2% 목표 복귀가 예상되더라도, 당장의 정책 경로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에 단기 구간 금리, 즉 수익률곡선(만기별 금리 분포) 앞쪽이 크게 하락하지 않거나 오르는(평평하거나 단기 상승) 상황에서 유리한 포지션이 거론된다. 예를 들어 BAX(캐나다 은행인수어음 선물·단기금리 선물의 한 종류) 근월물을 매도해 ‘매파적 동결’(금리는 동결하되 향후 인하에 신중한 메시지)에 베팅하는 전략이 언급된다.
2022년 원자재 급등 당시 캐나다은행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억제하기 위해 빠르게 긴축(금리 인상 및 유동성 축소)에 나섰던 전례도 함께 거론된다. 에너지발 물가 상승이 재차 나타날 경우에도 서둘러 금리를 내리기보다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는 기조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보고서는 유가 상승을 캐나다 성장에 순(+)효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어, 금리 인하의 긴급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성장의 기초 체력이 확인되면 캐나다은행은 정책 변경(피벗) 신호를 서두르기보다 추가 지표를 기다릴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