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갈등이 미·멕·캐 협정(USMCA) 협상 논의를 앞두고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은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캐나다가 사전에 양보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요구에는 기존 USMCA 합의 수준을 넘어 캐나다의 낙농(유제품)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캐나다의 디지털서비스세(DST: 해외 빅테크 등 디지털 기업의 매출에 부과하는 세금) 폐지, 그리고 캐나다 영토에서 미국의 국경 단속 권한을 확대(미국 국경 당국의 집행 범위를 넓히는 조치)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협상 지렛대와 주권
이 같은 요구는 협상을 ‘대등한 협상’ 구도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캐나다의 주권(자국 영토와 제도에 대한 통제권) 문제를 부각시킨다. 캐나다는 요구를 거부하거나, 필요하면 USMCA 탈퇴를 검토할 수 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이미 캐나다 자동차 산업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GFC: 2008년 세계 금융시장 붕괴로 촉발된 경기 침체) 이후와 비슷한 수준의 침체 위험이 제기된다. 캐나다는 산업재 수출과 자동차(완성차·부품)의 수출에도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 주식시장 방어
미국의 요구는 캐나다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S&P/TSX 60 지수(캐나다 대표 대형주 60개로 구성된 주가지수)에는 방어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017~2018년 USMCA 초기 협상 당시에도 시장 불안이 커지며 변동성이 확대된 바 있다. 작년 기준 캐나다 수출의 70% 이상이 미국으로 향하는 만큼, USMCA 체계가 흔들릴 경우 캐나다 주식시장 전반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업종은 관세 위협에 취약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Magna) 등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자동차 산업은 대미 제조업 수출에서 비중이 큰 분야다. 협상이 악화될 경우 경기 둔화에 대비한 위험회피(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포지션 조정)가 필요하다.
한편 캐나다의 디지털서비스세를 둘러싼 갈등은 일부 미국 대형 기술기업(빅테크)에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스템 리스크(금융·시장 전체를 흔드는 수준의 위험)는 아니더라도, 캐나다 매출에 대한 3% 과세는 실적 발표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양국 통상 당국 회의 일정 전후로 관련 종목의 단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