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서부텍사스산 원유·미국 대표 유종) 가격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아시아 시장에서 배럴당 95.80~95.85달러로 약 1주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92.00달러 선은 웃돌며, 당일 기준 약 0.30% 상승세를 유지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일시적으로 연장됐지만, 충돌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해소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해상 통로) 주변 긴장이 지속되면서 항로 차질(선박 운항이 막히거나 지연되는 것)에 대한 불안이 가격을 지지했다.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요일 미 해군의 이란 항만 봉쇄(군사력으로 항구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이 선박 2척을 나포(무력으로 선박을 억류하는 것)했으며, 수요일에는 해협에서 컨테이너선 최소 3척이 총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예상 밖의 미국 원유 재고 감소도 유가를 떠받쳤다. 다만 장중에는 테헤란 공격 관련 오보로 급등했고, 이후 가격은 진정됐다.
WTI가 88달러 안팎에서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익숙한 패턴이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해에서 긴장이 다시 고조된 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미 정부 에너지 통계 기관)의 최신 보고서에서 지난주 원유 재고가 310만 배럴 감소(시장 예상과 다른 ‘깜짝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수급 타이트(공급이 빠듯한 상태)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2025년 호르무즈 해협 긴장 국면처럼, 비슷한 교란이 가격을 92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던 상황이 다시 떠오른다는 진단도 있다. 현재 유가는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전쟁·제재 등 위험을 가격에 추가로 반영하는 부분)이 확대되는 흐름이며, 이는 상승 쪽으로의 압력이 더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OPEC+(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가 2분기까지 감산(생산량을 줄이는 조치)을 유지하는 점도 유가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변동성 확대 국면의 옵션 전략
이 같은 흐름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2026년 6월 만기(만료 시점이 2026년 6월인 계약) 외가격(out-of-the-money·현재 가격보다 높은 행사가의)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매수 전략이 대안이 될 수 있다. 95달러 행사가(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가격) 쪽으로의 움직임이 나타나면 수급 불안이 커질수록 수익 기회가 커진다. 이 전략은 상승장 참여가 가능하면서도, 손실을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으로, 권리를 사기 위해 지급하는 비용)으로 제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2025년 급등 당시에도 소문에 따라 가격이 빠르게 되돌려지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던 점은 경계 요인이다. 현재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가격 변동 기대치)이 높은 만큼, 현물(현재 시장 가격)보다 아래 구간에서 현금담보 풋옵션(cash-secured put·현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풋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받는 전략) 매도를 통해 높은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예를 들어 82달러나 80달러 수준의 행사가를 활용하면, 가격이 오르거나 횡보하거나 소폭 하락하더라도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큰 폭 하락 시에는 매수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풋옵션 매도자는 정해진 가격에 사줄 의무가 생김)을 함께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