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는 이란 관련 긴장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선박이 해협을 지나가는 것) 상태를 둘러싼 엇갈린 발표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크게 확대됐다. 휴전 관련 보도와 해협 통항 전망 변화에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한 주 동안 이란과 미국 간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며 시장은 반등했다. 금요일 이란 외무장관은 휴전이 유지되는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Strait Of Hormuz Headlines
그러나 토요일에는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메시지가 뒤집혔고, 이란은 해협이 폐쇄됐다고 발표했다. 토요일 해협을 통한 선박 이동은 잠시 늘었지만 이후 다시 멈췄다.
브렌트유는 지난주 -5.06% 하락해 배럴당 90.38달러로 마감했다. 금요일에는 -9.07% 급락하며 3월 10일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월요일 오전에는 +5.61% 반등해 배럴당 95.45달러를 나타냈다.
런던 시간 금요일 오후 예측시장 폴리마켓(참가자들이 사건 발생 가능성에 돈을 걸어 확률을 만드는 온라인 시장)은 5월 말까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될 확률을 84%로 봤다. 이후 이 수치는 약 63%로 내려가 지난주 목요일 수준에 근접했지만, 전주 같은 시점의 37%보다는 높았다.
시장은 ‘급등락’이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요일 브렌트유가 9% 넘게 급락한 뒤, 이날 오전에는 거의 6% 급등해 95.45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란발 상반된 헤드라인에 직접적으로 연동된 움직임이다. 당분간 이런 ‘뉴스에 따라 좌우되는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현상)’이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
위험은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다.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가 매일 이 해협을 통과한다. 이런 현실은 파생상품 시장(기초자산 가격에 연동돼 거래되는 금융상품 시장)에도 반영됐다. CBOE 원유 변동성지수(OVX·원유 옵션 가격에서 계산한 ‘예상 변동성’ 지표)는 45를 넘어 올해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큰 폭의 가격 변동에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단순 방향성 베팅(현물·선물로 가격 상승/하락만 맞히는 거래)은 위험이 커졌고,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접근이 더 중요해졌다.
Options And Volatility Strategy
위험이 ‘해협 개방 또는 폐쇄’라는 이분법적 구조인 만큼, 트레이더는 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권리·팔 권리를 거래하는 상품)을 활용해 손실 범위를 미리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콜 스프레드(콜옵션을 사고 더 높은 행사가의 콜옵션을 파는 조합)는 추가 긴장 고조에 베팅하면서도 위험을 제한할 수 있다. 풋 스프레드(풋옵션을 사고 더 낮은 행사가의 풋옵션을 파는 조합)는 갈등이 갑자기 해소될 때의 급락에 대비하는 포지션으로 활용될 수 있다.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변동폭’)이 높아 옵션 매도(프리미엄을 받고 옵션을 파는 전략)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가격이 한 번에 크게 뛰는 ‘갭 변동(거래가 거의 없이 가격이 급변하는 현상)’ 위험이 너무 크다.
폴리마켓에서 5월 내 정상화 확률이 84%에서 63%로 빠르게 내려간 것만 봐도, 투자심리가 얼마나 빨리 바뀌는지 알 수 있다. 현재는 사실상 지정학적 발표를 거래하는 장세이므로, 어떤 포지션이든 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란발 메시지가 더 명확해질 때까지는 장기 확신보다는 단기 전술적 매매가 유리하다.
여기에 공급 충격(원유 공급이 실제로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할 때 시장이 버틸 완충 여력도 크지 않다. OPEC+(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남는 생산능력(필요할 때 추가로 늘릴 수 있는 생산량)을 풀겠다고 확약하지는 않았다. 또한 미국 전략비축유(SPR·정부가 유사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한 원유)는 40년래 낮은 수준에 가까워 장기간 공급 차질의 충격을 줄일 여력이 제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