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E(런던금속거래소) 알루미늄 가격은 금요일 이란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10일 휴전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밝힌 뒤 5.5% 넘게 급락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폐쇄돼 있었고, 공급 차질로 가격은 지난주 4년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주말 다시 폐쇄되며 공급 위험과 운송 차질에 시장의 시선이 다시 쏠렸다. 중동은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약 9%를 차지하며, 유럽에 중요한 공급처다.
차질은 선적(해상 운송)뿐 아니라 생산에도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알루미늄은 구조적 공급 부족(일시적이 아니라 수요 대비 공급이 지속적으로 모자라는 상태)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혼란이 이어질 경우 가격 상승 위험은 여전하다.
에미리츠 글로벌 알루미늄(EGA)의 알 타위라(Al Taweelah) 제련소 문제, 알바(Alba)의 생산 감소, 카타룸(Qatalum)의 이전 감산을 합치면 연간 약 300만 톤(mtpa·연간 생산능력) 수준의 생산능력이 사라질 수 있다. 이는 중동 생산의 거의 절반으로, 세계 공급 부족 폭을 200만 톤까지 키울 수 있다.
제련소는 한 번 멈추면 재가동이 어렵다(고온 공정 설비 특성상 다시 예열·안정화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크게 든다). 이 때문에 공급이 빠듯한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 가격은 단기 변동이 있더라도 하방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변동성이 큰 만큼 알루미늄 시장에서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휴전으로 인한 일시적 기대보다 호르무즈 해협의 재폐쇄가 더 큰 변수다. 급격한 방향 전환은 공급 불안이 지배하는 한 가격이 오르기 쉬운 국면임을 시사한다.
수급 타이트함은 말뿐이 아니다. LME 등록(거래소 창고에 공식 등록된) 알루미늄 재고가 이달 45만 톤 아래로 내려가며 15년 넘게 보지 못한 수준이 됐다는 데이터가 이를 확인한다. 현물 부족(실제 인도 가능한 금속이 부족한 상황)은 지난주 톤당 3,40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가격을 잠시 끌어올리며 4년 내 최고치 갱신에 영향을 줬다. 이런 펀더멘털(수급 등 기초 여건)은 최근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을 뒷받침한다.
향후 몇 주는 콜옵션 매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로, 가격 급등 시 이익을 노리는 전략)를 통해 급등 가능성에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 지정학적 상황은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추가 긴장 고조 시 가격이 빠르게 뛰어오를 수 있다. 이 전략은 프리미엄(옵션 구매 비용)만큼으로 최대 손실을 제한하면서도 상승 이익을 노릴 수 있다.
옵션 가격에 반영된 변동성(내재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진입 비용을 낮추기 위해 불 콜 스프레드(낮은 행사가 콜을 사고 더 높은 행사가 콜을 파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는 전략)도 검토할 만하다. 이 방식은 가격이 오르면 수익이 나지만 단순 콜 매수보다 비용이 적어 자금 효율이 높다. 옵션이 비쌀 때 비교적 합리적인 거래 방식이다.
2025년 유럽에서 에너지 비용 탓에 생산이 줄었던 사례를 보면, 시장이 공급 차질에 얼마나 민감한지 알 수 있다. 지금 상황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타난 가격 충격과 비슷한 면이 있으며, 공급 부족의 영향이 오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동을 멈춘 제련 설비를 다시 돌리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