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CHF는 21일(월) 유럽 장 초반 0.7820선까지 소폭 상승하며 전일의 제한적 하락 이후 0.7800 위를 유지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중동 긴장으로 물가(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졌고, 이에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18일(금) 고용시장의 손익분기점(경기가 둔화해도 고용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 수준)이 0%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 분쟁이 장기화하면 물가와 고용 모두에 대한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Fed Officials Signal Inflation Vigilance
샌프란시스코 연은(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메리 데일리는 유가 상승이 상품·서비스 전반의 물가로 번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는 미·이란 긴장 재점화로 ‘안전자산 선호’(위험 회피 심리가 커질 때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자산을 사는 흐름) 수요도 받았다.
영국 가디언은 21일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가 미국의 이란 항만·해안 봉쇄를 ‘침략 행위’이자 휴전 위반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 이란 국민에 대한 ‘집단적 처벌’은 전쟁범죄이자 반인도 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스위스 프랑도 안전자산 자금 유입으로 강해질 수 있다. 다만 에너지발 물가 우려는 스위스국립은행(SNB·스위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3월 SNB 회의록은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언급했으며, 프랑 급등을 제한하기 위해 외환시장(FX·통화가 거래되는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무역수지(수출입 차이) 지표는 22일(화) 발표되며, 미국 소매판매 지표는 21일(월) 공개될 예정이다.
Market Focus Shifts To Key Data And Strategy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 보이면서 달러가 스위스 프랑 대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2026년 3월 미국 물가상승률이 3.6%로 쉽게 꺾이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끝나지 않았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로 인해 달러는 프랑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 통화보다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
연준의 신중한 태도는 다른 중앙은행들과의 정책 차이(통화정책 방향이 달라 환율에 영향을 주는 현상)를 뚜렷하게 만든다. CME FedWatch(선물시장 가격으로 향후 금리 인하 확률을 추정하는 지표) 기준으로 2026년 4분기 이전 금리 인하 가능성은 40% 미만으로 내려갔다. 미국 금리가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기대는 달러 보유 매력을 높인다.
스위스 프랑도 안전자산 수요가 있지만, SNB가 강세를 제한하는 ‘상단’ 역할을 하고 있다. 2025년에는 USD/CHF가 0.7600선에 가까워질 때 SNB가 시장에서 프랑을 팔아(통화를 공급해) 프랑 강세를 완화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이런 개입 의지는 불확실성이 커져도 프랑의 급격한 강세 가능성을 낮춘다.
중동 긴장은 에너지 가격을 통해 물가 우려를 키우는 동시에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는 핵심 요인이다. 2026년 4월 초 브렌트유(북해산 원유로 국제 유가 기준 중 하나) 가격이 배럴당 95달러 위에서 유지되면서, 에너지 비용이 전 세계 물가 지표에 직접 반영되고 있다. 이 환경은 달러와 프랑 모두에 우호적이지만, 연준의 대응이 더 강하게 시장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상품)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USD/CHF 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사고팔 권리) 시장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이 낮게 평가돼 있다고 보고, 스트래들(콜·풋 옵션을 같은 행사가로 동시 매수)이나 스트랭글(콜·풋을 서로 다른 행사가로 동시 매수) 전략이 향후 몇 주 동안 상하 어느 방향이든 큰 변동이 나올 때 수익 기회가 될 수 있다. 핵심은 현재의 좁은 박스권이 깨지는 ‘돌파’ 가능성이다.
다만 중앙은행 정책 차이를 고려하면 USD/CHF는 상방(상승) 쪽이 다소 유리해 보인다. 비용을 제한하면서 상승에 베팅하려면 콜 스프레드(콜 옵션을 사고, 더 높은 행사가의 콜 옵션을 파는 조합) 같은 완만한 강세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0.7900 저항선(상승을 막는 가격대) 돌파가 포지션 진입의 주요 신호가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소매판매(가계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에서 소비 여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 월말 발표되는 PCE 물가지수(개인소비지출 물가로,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가 관건이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달러 강세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