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는 갭 하락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하락권에 머물며, 월요일 아시아장에서 1.1760 부근에서 거래됐다. 미 달러(USD)에 대한 수요가 미·이란 긴장 재부각으로 늘면서, 환율은 1.1750 안팎에서 제한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란 국영매체 IRNA는 테헤란이 “비현실적인 기대”를 이유로 미국 측과의 협상 재개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를 막아 선박 통과를 제한하는 조치)해 왔고, 금요일 한때 재개 방침을 내비쳤다가 토요일 다시 입장을 바꿨다.
지정학적 위험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미국 대표단이 월요일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이슬라마바드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협 재봉쇄를 비판하는 한편, 발전소·교량 등 이란 기반시설을 겨냥할 수 있다는 위협도 거듭했다.
미 달러는 연방준비제도(Fed·미 중앙은행)가 금리를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서도 지지를 받았다. 이는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는 상황에 중동 긴장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화요일 발표될 미국 소매판매(소비 지출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옮겨가고 있으며, 3월 수치는 전월 대비 1.3% 증가(2월 0.6%)가 예상된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유로존 중앙은행)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일부 지지를 받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에너지 비용 상승이 유로존 경제를 기존 성장 경로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 우려를 키웠다.
거래 아이디어 및 시장 포지셔닝
이번 국면에서 미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위기 때 자금이 몰리는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화요일 미국 소매판매가 강하게 나오면 Fed의 ‘고금리 장기화(higher-for-longer·금리를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 전망이 강화되며 달러가 추가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달러인덱스(DXY·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 지수)가 2022~2023년 Fed의 강경한 긴축 기조(매파·hawkish,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성향) 속에 급등했던 흐름과 유사한 구도다.
가장 직접적인 거래 변수는 에너지 공급 차질이다. 역사적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배로 운송되는 원유) 중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왔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 선물(향후 인도될 원유 가격을 미리 정한 계약)을 기초자산으로 한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등 원유 파생상품 매수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상품)은 가격 변동성이 커질 때 수익 기회가 생기지만 손실 위험도 큰 편이다.
유로화는 에너지 위기에서 비롯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탓에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ECB가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을 언급하더라도, 경기침체(리세션) 위험이 커지면 실제 행동은 제한될 수 있다. 이는 Fed와의 통화정책 방향 차이(디버전스·정책 경로가 엇갈리는 상황)를 키워 EUR/USD 하락(유로 약세) 쪽에 무게를 싣는다. 이에 따라 통화쌍에 대한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매수 등 ‘EUR/USD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이 대안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