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USD는 월요일 아시아 초반 거래에서 0.7140선으로 내려앉았다. 미국과 이란 사이 긴장이 커지면서 호주달러가 미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시장의 시선은 화요일 발표 예정인 미국 3월 소매판매(가계가 상점 등에서 지출한 금액 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이란 국영 TV는 일요일 테헤란이 미국과의 새로운 평화 협상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 이후 나온 반응이다. 해당 글에는 미국 측 대표단이 월요일 추가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이동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 공습을 단행한 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왔다. 이란은 금요일 해협을 다시 열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항구에 대한 미국의 봉쇄 해제를 거부하자 토요일 결정을 번복했다.
안전자산 달러 수요
협상 결렬과 지정학적 위험이 이어지며 ‘안전자산 통화(위기 때 자금이 몰리는 통화)’로서 미 달러 수요가 늘었다. 이는 단기적으로 이 통화쌍(두 나라 통화를 맞바꾸는 환율, 여기서는 AUD/USD)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호주달러를 지지하는 요인은 호주중앙은행(RBA, Reserve Bank of Australia)의 통화정책 전망이다. 시장은 5월 5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35%로 세 번째 연속 인상할 가능성을 약 70~72%로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물가가 쉽게 내려오지 않는 상황(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태)과 고용시장이 견조하다는 평가에 기반한다.
2026년 4월 환경 변화
2026년 4월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말 체결된 호르무즈 긴장 완화 합의로 주요 지정학적 부담이 줄었다. 최근 해상 운송 데이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관련 보험료(운송 위험을 반영하는 비용)가 2025년 고점 대비 약 35% 하락했다. 이는 미 달러를 떠받치던 요인과 호주달러에 불리했던 요인을 약화시켰다.
다만 호주 국내 여건도 크게 변했다. 지난해의 매파적 기조(금리 인상 등 긴축을 선호하는 입장)와 달리, RBA는 2026년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 소비자 물가 상승률 지표)에서 물가가 3.1%로 둔화된 것으로 확인된 뒤 장기간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25년 초의 4.5%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 결과,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기대는 시장 가격에 사실상 반영되지 않으면서 호주달러의 상승 여력이 제한됐다.
미국 경제도 여전히 견조하다. 2026년 3월 고용이 21만5,000명 증가(일자리 증가 규모로 경기 탄력을 보여주는 지표)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달러는 이런 기초 체력이 있어 AUD/USD는 일정 범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스트랭글 매도(상단 콜옵션과 하단 풋옵션을 함께 매도해 프리미엄을 받는 전략)’처럼 옵션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수주 동안 어느 방향으로도 큰 변동(박스권 이탈)이 없을 것에 베팅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