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영국 국내총생산(GDP·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액) 지표가 실제보다 강하게 보일 수 있으며, 성장세가 여름으로 갈수록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은 7월 이후 4% 안팎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민간 부문 임금 상승률은 3% 수준에 가까워 실질임금(임금에서 물가 상승을 반영해 실제 구매력을 나타낸 값)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최근 늘어난 실업률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의 가격 결정력(원가 상승을 판매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능력) 약화도 경기의 부담 요인으로 제시됐다.
2026년까지 기준금리 전망
ING는 영란은행(BOE)이 2026년 내내 기준금리(Bank Rate·영란은행의 정책금리)를 3.7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6월 회의를 앞두고도 판단이 팽팽한 ‘박빙’이라고 설명했다.
4월 초 발표된 최신 지표도 둔화 전망을 뒷받침한다. 영국 통계청(ONS)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구입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대표 물가지표) 상승률이 3.9%에 도달했다고 밝혔고, 주당 평균 임금 증가율은 3.1%로 둔화했다. 이는 실질임금이 줄어 가계 재정에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3월 소매판매도 0.5% 감소해 소비 둔화 압력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금리 관련 트레이딩 시사점
이 같은 약세 흐름 때문에 영란은행이 6월을 포함해 올해 남은 회의에서도 정책금리를 3.75%로 유지할 것으로 본다. 실업률은 최근 4.4%로 상승했고, 기업의 가격 결정력도 약화돼 금리 인상은 정책 리스크가 크다. 영란은행은 경기침체(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국면)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통화정책(금리·유동성 조절을 통해 물가와 경기를 관리하는 정책)을 더 긴축(금리 인상 등으로 돈의 흐름을 조이는 것)하기를 꺼릴 수 있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금융상품) 투자자 관점에서는 2026년 12월 만기 SONIA 선물 매수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SONIA(무담보 익일금리·영국의 대표 단기금리)를 기초로 한 선물은 향후 금리 기대가 낮아질 때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아, 시장이 금리 인상 전망을 되돌리면 수익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논리다. 현재 선도금리 곡선(Forward curve·향후 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의 예상 경로)은 경기 부담에 비해 공격적으로 형성돼 있다는 평가다.
파운드화 약세 가능성도 거론된다. 영국과 미국의 정책 방향 차이(정책 비대칭·한쪽은 완화적, 다른 쪽은 긴축적 기조)가 커질 경우 특히 달러 대비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GBP/USD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사는 옵션)을 매수하면 파운드 가치 하락에 베팅할 수 있다. 이는 영국의 성장 둔화와 물가·임금 조합이 취약하다는 시나리오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핵심 위험은 서비스 물가(서비스 가격 중심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다시 빨라지거나, 다음 임금 지표가 급등하는 경우다. 5월 노동시장 지표를 면밀히 볼 필요가 있으며, 임금 상승률이 3.5%를 넘으면 여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서 빠르게 재평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