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D/USD는 미국-이란 협상이 합의 없이 끝난 뒤 주초부터 하락 출발했으며, 하락 갭(전 거래일 종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초가가 형성되는 현상)을 만들었다. 아시아 거래 시간대에 0.5800선 부근에서 거래됐고,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협상은 파키스탄의 중재로 약 21시간 진행됐지만, 미국과 이란은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이 ‘최종 제안’을 제시했지만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위험과 달러 수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선박 통행을 막아 원유 수송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혀, 2주간의 휴전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런 소식은 안전자산 선호(불확실성이 커질 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로 달러를 지지했고, 뉴질랜드달러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전반이 오르는 현상)과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됐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미국 지표에서는 3월 물가가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는 내용이 나와, 연준(Fed·미국 중앙은행)의 긴축(금리 인상 또는 높은 금리 유지로 경기를 식히는 정책) 전망을 키웠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역내 국가들이 수일 내 협상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달러의 추가 강세는 제한됐고, NZD/USD는 장중 저점에서 소폭 반등했다.
거시 환경과 거래 전략
향후 수주 동안 중동 긴장이 다시 커지며 유가에 압력을 주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WTI 원유 선물(서부텍사스산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선물로, 앞으로의 인도 가격을 미리 정해 거래하는 계약)은 최근 한 달간 6% 넘게 올라 배럴당 91달러 위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달러에 ‘안전자산’ 수요를 더해주는 요인이다.
최근 물가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6년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평균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는 전년 대비 3.4% 상승해, 연준이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압력을 키우고 있다. 반면 뉴질랜드에서는 최근 기업신뢰지수(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설문으로 측정한 지표)가 뚜렷하게 낮아져,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뉴질랜드 준비은행)이 연준만큼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 또는 고금리 유지를 선호하는 성향)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런 통화정책 차이(정책 방향이 엇갈려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는 NZD/USD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상품) 투자자 입장에서는 NZD/USD 하락과 시장 변동성 확대에 유리한 환경이다. NZD/USD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로, 가격 하락 시 이익을 기대하는 옵션) 중 행사가(옵션에서 정해진 매매 가격) 0.5750과 0.5700 부근을 매수하는 전략은 추가 하락에 대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지정학 이슈가 커지면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이 오를 수 있어, 변동성 상승에 베팅하는 전략도 매력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