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협상이 21시간 만에 합의 없이 끝나면서 시장의 위험회피(리스크를 줄이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성향)가 커졌고, 이에 따라 EUR/USD(유로/달러 환율)가 하락했다. 이 통화쌍은 월요일 장 초반 갭다운(전일 종가 대비 낮은 가격에서 거래가 시작되는 현상) 이후 아시아 거래 시간대 1.1670 부근에서 거래됐다.
미국 JD 밴스 부통령은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협상이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이 핵무기(핵탄두를 탑재한 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보장(검증 가능한 약속)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선박에 대한 봉쇄(차단·검문 등으로 통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미군의 중동 작전 지휘 조직)는 월요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ET, 14:00 GMT)부터 이란 항만으로 드나드는 모든 해상 교통을 봉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 의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미국이 이란 대표단의 신뢰를 얻지 못했으며, 이제 결정은 워싱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접근하는 군함은 휴전 위반이 될 수 있으며,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상 결렬과 미국의 봉쇄 임박으로 달러로의 안전자산 선호가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EUR/USD가 1.1670까지 내려온 흐름이 이를 보여주며, 유럽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더 커 유로가 취약해 이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 투자자는 추가 하락에 대비해 EUR/USD 풋옵션(가격 하락 시 이익이 나는 옵션) 매수 또는 외가격 콜옵션(현재 가격보다 높은 행사가의 콜옵션) 매도를 검토할 만하다.
가장 직접적인 충격은 원유 가격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주요 해상 요충지(병목 지점)로, 과거 자료상 전 세계 석유 액체류 소비의 20% 이상이 이 구간을 통과한다. 봉쇄가 부분적이더라도 공급 충격(물량이 갑자기 줄어 가격이 뛰는 현상)이 불가피해 WTI(서부텍사스산원유)·브렌트유 선물(미래 인도 조건으로 거래되는 계약) 매수나 콜옵션 매수가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2022년 초에도 지정학적 갈등으로 WTI가 배럴당 약 90달러에서 130달러를 웃돌기까지 수 주 만에 급등한 전례가 있다. 이를 감안하면 유가가 2025년 고점을 빠르게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에너지 업종 주식이 주식시장 내에서 방어적 피난처(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는 자산)로 부각될 수 있다.
이 같은 위험회피 확대는 글로벌 주식에 부담을 주어 하락(숏)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에너지 가격 급등은 글로벌 경제에 사실상의 비용(세금처럼 부담을 늘리는 효과)으로 작용해 기업 이익 전망을 훼손한다. S&P 500(미국 대형주 대표 지수)과 유로 스톡스 50(유로존 대표 블루칩 지수) 같은 광범위 지수에 대한 풋옵션 매수를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