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는 금요일 일본 엔화 대비 160.00선 부근에서 움직였다. 이는 이란 휴전(전투 중단) 관련 불확실성으로 달러 매도(숏) 포지션이 줄어든 영향이다. 달러/엔(USD/JPY)은 수요일 157.88까지 밀린 뒤 약 159.20 수준으로 반등했다.
위험선호 심리도 약해졌다. 이란이 토요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될 예정인 평화회담 참여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 해상 교통 관리와 관련해 이란에 대한 우려를 높였으나, 개선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에너지·물가가 엔화 약세를 주도
엔화는 3월에 약 2% 하락했다. 이란 전쟁과 연관된 유가 상승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은 원유 순수입국이어서 부담이 특히 크다. 물가 상승 위험이 커지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경기부양(재정 지출 확대) 구상과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압박에도 관심이 쏠렸다.
일본의 생산자물가 지표도 물가 우려를 키웠다. 마치(Mach)의 생산자물가지수(PPI·기업 간 거래 단계의 물가 지표)는 전년 대비 2.6% 상승해 2월(2.1%)보다 올랐고, 전월 대비 상승률도 0.1%에서 0.8%로 확대됐다.
이후 시장의 초점은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체감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로 옮겨간다. 시장은 최근 12개월 기준 물가상승률이 3.3%로, 약 2년 만의 최고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신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변동성과 개입 리스크
지난해 유가 충격으로 일본이 받은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은 가볍게 볼 수 없다. 브렌트유(국제 유가 기준)가 배럴당 98달러를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엔화 매도는 쉬운 거래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주의가 필요하다. 2025년 5월 일본 재무성이 단행한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정부가 환율을 움직이기 위해 직접 달러·엔을 매매하는 조치)으로 몇 시간 만에 약 5엔 급락이 발생했고, 레버리지(차입을 활용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 포지션 상당수가 손실을 입은 바 있다.
달러 강세와 일본의 개입 경계가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큰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한 방향으로만 베팅하는 거래는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어느 방향이든 큰 가격 변동에서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적절할 수 있다. 최근 달러/엔 옵션의 1개월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은 약 12.5%로, 2024년 말 평균 8%를 크게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