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 인덱스(DXY)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개인이 실제로 지출한 소비를 바탕으로 만든 물가 지표) 보고서에서 물가가 여전히 쉽게 내려가지 않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미 중앙은행)가 신중한 태도를 유지, 98.80선으로 하락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Initial Jobless Claims·실업수당을 처음 신청한 건수)가 예상을 웃돌고, 미 국채금리(US Treasury yields)가 내려간 점도 달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정학 뉴스는 이스라엘 측 인사가 “미국의 압박으로 레바논 내 작전이 곧 완화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헤즈볼라(레바논 무장단체) 무장해제에 대한 직접 대화를 시사하면서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였다. 다만 군사 활동은 계속됐고, 역내 위험은 여전히 높았다.
주요 외환 움직임과 시장 분위기
EUR/USD는 미 국채금리 하락과 위험선호 심리(리스크를 더 감수하려는 투자 심리)가 소폭 개선되며 1.1700선으로 상승했다. GBP/USD는 달러 약세로 1.3430선 부근까지 되돌림이 나타났다. USD/JPY는 금리 하락으로 캐리(금리가 높은 통화를 사서 이자차를 노리는 거래) 매력이 줄며 159.00선 부근에서 움직였다. AUD/USD는 0.7080선으로 소폭 상승했다.
WTI 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당장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며 다소 안정됐다. 다만 중동 갈등이 이어지면서 유가를 지지했다. 금은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 지정학 위험으로 온스당 4,771달러 부근을 유지했다.
4월 10일(금) 주요 지표로는 독일 HICP(조화 소비자물가지수·유럽 기준에 맞춘 물가 지표), 캐나다 고용,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계가 체감하는 물가), 미국 공장주문,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미시간대 1년·5년 기대인플레이션(향후 물가 전망), 미국 월간 재정수지(정부의 월간 수입·지출 차이)가 있다.
WTI는 미국산 경질유(가볍고 황 함량이 낮아 정제에 유리한 원유)로, 쿠싱(Cushing) 허브(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원유 인도·저장 중심지)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된다. 브렌트(북해산)와 두바이(중동산)와 함께 핵심 벤치마크(대표 가격 기준) 중 하나다. 가격은 수급, 지정학, 제재, OPEC(석유수출국기구) 결정, 달러, 그리고 API·EIA의 미국 원유 재고 통계(API=미 석유협회, EIA=미 에너지정보청)에 영향을 받는다. 두 재고 통계는 75%의 경우 1% 이내로 비슷하게 나온다.
연준의 물가·고용 균형
연준은 높은 물가와 약해지기 시작한 고용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부터 이런 흐름이 뚜렷해졌다. 근원물가(core inflation·변동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는 평균 3.1%로 잘 내려가지 않았고, 주간 실업수당 청구는 꾸준히 늘어 최근 15개월 최고치인 24만5000건까지 올라갔다. 이 충돌로 향후 금리(기준금리)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앞으로 몇 주 동안 연준 방향에 확신을 두고 베팅하는 거래는 위험이 크다.
이런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오늘 중요한 미국 CPI 발표 전후가 핵심이다. 큰 가격 변동에서 이익을 노리는 옵션 전략(미리 정한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 예를 들어 주가지수 선물이나 EUR/USD 같은 주요 통화쌍에 대한 롱 스트래들(long straddle·같은 만기·같은 행사가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해 방향이 아니라 ‘큰 변동’에 베팅)은 고려할 만하다. 이렇게 하면 방향을 맞히지 못해도, 시장이 크게 움직일 때 대응할 수 있다.
달러 약세는 미 국채금리 하락에 대한 직접 반응이며, 시장이 더 이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흐름은 2024년 중반 경기 둔화 신호가 처음 나타난 뒤 달러가 몇 달간 약세를 보였던 당시의 가격 움직임과 비슷하다. 따라서 더 매파적(금리 인상·긴축에 더 적극적인) 성향의 중앙은행을 가진 통화 대비 달러 추가 약세에 대비한 포지션(매수·매도 보유 상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원유의 경우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긴장 완화 가능성은 WTI 상승을 일시적으로 제한했지만, 역내 긴장은 유가 하단을 지지한다. OPEC+(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가 지난달 감산(생산 축소)을 유지하기로 한 결정도 지지 요인으로, 유가가 좁은 범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이 환경에서는 외가격(out-of-the-money·현재 가격에서 바로 이익이 나지 않는) 콜옵션을 매도해 높은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수취하는 전략이 수익형으로 가능하다.
금은 지정학 위험 프리미엄(위험이 커질 때 안전자산에 붙는 추가 수요)과 미 국채금리 하락의 수혜를 동시에 받고 있다. 금은 이자가 없는 자산이라, 금리가 내려가면 보유 부담(기회비용)이 줄어든다. 이번 주 미 10년물 금리가 4.0% 아래로 내려오면서 금의 기반 여건은 여전히 견조하다. 가격 조정은 매수 기회로 볼 수 있으며, 특히 오늘 미국과 독일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상방 서프라이즈) 이런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