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XAU/USD)은 목요일 4,75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전날 4,800달러를 넘어 3주 만의 고점을 찍은 뒤, 미국-이란 휴전 관련 불확실성을 시장이 주시하면서 가격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갔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휴전 합의의 세 가지 조항이 위반됐다고 말했다. 이란은 레바논도 휴전 적용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테헤란은 공격이 계속되면 합의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휴전 긴장과 시장의 초점
미국-이란 첫 협상은 토요일 파키스탄에서 열릴 예정이다. 목표는 영구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다. 도널드 트럼프는 “진짜 합의(REAL AGREEMENT)” 이행이 확인될 때까지 미군이 “이란 안팎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는 반등했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인플레이션 우려)을 다시 키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미 중앙은행)의 금리 전망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3월 회의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석자”는 지정학적 충돌 위험이 고용시장(노동시장)을 약화시켜 금리 인하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많은” 참석자는 유가 상승이 물가를 높은 수준에 묶어두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에서 변동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뺀 지표)는 2월 전월 대비 0.4% 상승했고, 연간 상승률은 3.1%에서 3.0%로 내려갔다. 4분기 GDP(국내총생산·한 나라의 생산 규모) 성장률은 0.7%에서 0.5%로 하향 조정됐다. 금요일 발표될 CPI(소비자물가지수·가계가 체감하는 물가)는 전월 대비 0.3%에서 0.9%로 상승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물가는 2.4%에서 3.3%로 높아질 전망이다.
기술적으로 XAU/USD는 100일 단순이동평균선(SMA·일정 기간 가격의 평균) 4,673.84달러 위, 50일 SMA 4,914.57달러 아래에 위치했다. RSI(상대강도지수·과매수/과매도를 보는 지표)는 49.33, ADX(추세 강도 지표)는 29.46이다. 4,914.57달러를 종가 기준으로 넘으면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4,673.84달러를 하회하면 약세 가능성이 커진다.
변동성 대응을 위한 옵션 전략
미국-이란 휴전 갈등이 이어지면서 시장 경계감이 높다. 금은 이번 토요일 핵심 협상을 앞두고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협상이 깨지면 금이 급등할 수 있고, 안정적인 평화 합의가 나오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가 ‘둘 중 하나’로 갈릴 수 있어, 당장 방향성 베팅은 위험이 크다.
이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가격 방향이 아니라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 자체를 거래하는 접근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CBOE 금 변동성지수(GVZ·금 가격의 예상 변동성을 반영하는 지표)는 지난주 15.2에서 17.8로 올랐다. 시장 긴장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지만, 옵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진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다. 큰 가격 변동이 위든 아래든 나면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롱 스트래들(같은 만기·같은 행사가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함께 매수)이나 롱 스트랭글(같은 만기에서 행사가를 다르게 한 콜·풋을 함께 매수) 같은 전략이 향후 몇 주에 적합해 보인다.
리스크는 특히 급등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본다. 금요일 미국 CPI가 물가 상승률이 3.3%로 가속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WTI(서부텍사스산원유·미국 대표 원유 가격)가 이번 주 배럴당 112달러를 다시 회복했다는 점이 더해져, 연준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 4,950달러 이상의 행사가(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준 가격)를 둔 금 콜옵션(상승에 베팅하는 옵션)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청산되지 않고 남아 있는 계약 수)이 크게 늘어난 점도 확인됐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상방 돌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파키스탄 협상에서 예상보다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면, 금에 붙어 있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전쟁·분쟁 같은 위험 때문에 추가로 붙는 가격)이 빠르게 꺼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가 확인되면 하락 촉매가 될 수 있으며, 목표 영역은 100일 이동평균선 지지선인 4,674달러 부근이 될 수 있다. 투자자(트레이더)는 풋옵션(하락에 베팅하는 옵션)을 헤지(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어) 또는 평화 합의에 대한 단기 베팅으로 검토할 수 있다.
2022년 초에도 지정학적 사건으로 금이 갑자기 크게 튀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사전에 포지션을 잡지 않으면 따라가기 어려웠다. 이 사례는 뉴스가 나온 뒤 확인하고 들어가면 늦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옵션을 활용하면 위험(손실 가능 범위)을 미리 정해두면서도, 휴전 상황이나 물가 지표로 촉발될 수 있는 큰 움직임에 노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