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XAU/USD·달러 대비 금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폭격을 2주간 중단하기로 합의한 뒤, 23일(현지시간) 아시아 초반 거래에서 온스당 4,815달러 안팎으로 상승했다. 이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했다는 보도 이후 나온 움직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밤(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2주 휴전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는 데 동의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스라엘도 휴전에 동의한 것으로 전했다.
휴전 조건과 역내 중재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 역할로 언급된 파키스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주 휴전 승인과 함께, 이란의 걸프 지역 석유 수송 차단을 끝내는 것과 연동된 시한 연장을 요청했다. 이는 이란 관련 충돌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왔다.
이란 측 관계자는 최대 15일 내 세부 사항을 확정하기 위해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회의가 금요일에 시작되며, 양측이 합의하면 연장될 수 있다고 했다.
분쟁이 격화되며 원유 가격이 오르자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고, 물가(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졌다.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질 수 있는데, 이는 이자가 붙지 않는 금(무이자 자산)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수요일 공개 예정인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3월 회의록도 주시하고 있다. 회의록은 연준이 당시 어떤 논리로 금리와 물가를 판단했는지 보여주는 문서다.
변동성 재조정과 단기 포지션
금이 4,815달러 부근에 있는 상황에서, 이번 2주 휴전은 최근 ‘전쟁 프리미엄(전쟁 우려로 붙는 추가 가격)’으로 올랐던 고점에서 되돌림(단기 하락) 가능성을 키운다. 단기적으로는 금 약세에 베팅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 예를 들어 풋옵션(가격 하락 시 이익이 나는 권리)을 매수하거나, 베어 콜 스프레드(높은 가격대의 콜옵션을 매도하고 더 높은 가격대의 콜옵션을 매수해 상승 위험을 제한하면서 하락·횡보에 베팅하는 옵션 조합)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번 급등은 안전자산 선호(위험을 피하려는 자금 이동)로 나타난 측면이 커, 관련 뉴스가 나오면 되돌려질 수 있다.
전 세계 원유 공급의 20% 이상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면, 원유 가격은 급락할 수 있다. 앞서 봉쇄 기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급등했는데, 이는 2025년 초 공급 충격과 비슷한 흐름이었다. 파생상품 투자자는 원유 선물(미래 인도 조건으로 거래되는 원유 계약)을 매도해 하락에 베팅하거나, 주요 에너지 ETF(여러 에너지 관련 종목을 묶어 거래하는 상장지수펀드)에 대한 풋옵션을 매수해 공급 우려 완화에 따른 하락에 대응할 수 있다.
시장 불안이 가라앉으면 전반적으로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가격 변동 예상치)’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내재변동성은 옵션 가격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시장이 얼마나 흔들릴 것으로 보는지의 척도다. VIX 지수(미 S&P500 옵션을 이용해 계산하는 대표적인 공포지수)도 하락할 수 있다. 다만 “VIX 선물 또는 콜옵션 매도”는 큰 손실 위험이 있는 전략이어서, 경험이 부족하면 위험 관리가 어렵다.
다만 이번 휴전은 ‘임시’이며, 협상이 15일 안에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원유와 금 가격이 내려갈 경우, 향후 재격화에 대비한 중장기 방어 수단을 더 낮은 가격에 마련할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예를 들어 한 달가량 남은 만기의 외가격(out-of-the-money) 콜옵션(현재 가격보다 더 높은 행사가격의 콜옵션으로, 값이 싸지만 가격이 급등할 때 이익이 커질 수 있는 옵션)을 금과 원유에서 검토할 수 있다.
긴장 완화는 연준의 다음 행보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이날 공개되는 회의록도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해석될 수 있다. 2025년 에너지 가격이 높게 유지되며 소비자물가가 4% 이상에서 내려오지 않아 금리 인하가 어려웠던 사례처럼, 원유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물가 기대가 낮아지면 주가지수 선물(주가지수의 향후 가격을 거래하는 선물)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