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갈등으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시멘트·콘크리트·벽돌 등 유럽 건자재의 생산비가 상승할 전망이다. 이들 업종은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 원가(투입 비용) 증가분이 건설사에 전가될 수 있으며, 그 결과 공사비가 올라 수익성(마진)과 공사 물량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2010~2020년 사이 업계의 난방용 석유 사용은 크게 줄었지만, 최근 5년간 추가 감소는 거의 없었다. 2020~2025년에는 기업들이 주로 석탄 사용을 줄였고, 천연가스 사용량은 15년가량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에너지 노출도와 비용 전가
업계의 석유·천연가스 의존도(가격 변동에 취약한 정도)는 2022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돼,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를 경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건축 인허가(건설 허가 건수) 증가가 수요를 일부 떠받칠 가능성은 있지만, 회복 지속 여부는 에너지 시장 안정과 생산 방식 변화(연료 전환·효율 개선 등)에 달려 있다.
생산비가 계속 오르면 판매가격(출고가) 인상이 뒤따를 수 있고, 이는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은 2022년에 겪었던 원가 압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유럽 건자재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커진다. 브렌트유 선물(향후 인도되는 원유를 미리 정하는 계약) 가격이 배럴당 95달러를 웃돌고 최근 한 달 새 8% 상승한 상황에서, 에너지 비용 증가는 건설 밸류체인(원자재→제조→시공으로 이어지는 공급 구조) 전반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유로존 건설 PMI(구매관리자지수: 설문을 통해 경기 확장·위축을 가늠하는 지표)는 2026년 3월 48.2로 내려가 이미 위축(50 미만) 국면을 나타냈다.
거래 구조와 과거 신호
업계의 체질적 취약성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20~2025년 동안 석탄 사용은 줄었지만, 천연가스와 석유 의존도는 여전히 높았다는 분석이 있다. 구조적 노출도가 큰 만큼, 현재처럼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실적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2022년 에너지 위기 당시 STOXX Europe 600 건설·자재 지수는 초기 가격 급등 이후 6개월 동안 전체 시장 대비 약 15% 부진했다. 이런 전례는 이번에도 업종 간 성과 격차가 다시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