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위험과 초반 가격 방어
앞서 도널드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이 미 동부시간 기준 화요일 오후 8시(00:00 GMT)까지 재개되지 않으면, 미국이 교량과 에너지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고 이란에 경고했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 이익에 대한 보복 가능성 우려를 키우며 아시아 초반 거래에서 유가를 떠받쳤다. 원유는 전쟁 초기 테헤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한 이후 약 50%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해상 운송로다.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동맹국은 5월 산유 쿼터(목표 생산량)를 하루 20만6,000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폐쇄와 걸프 지역 유전 피해가 공급 계획을 제약할 수 있어 가격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102달러 아래로의 하락은 중요한 분기점이다. 이번 하락은 미·이란 휴전 기대가 전부를 설명하며, 휴전이 성사되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반영됐다. 협상이 실패할 경우 가격이 106달러 위로 급반등할 수 있어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내재변동성 상승 국면의 거래 접근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 예상치)은 이번 평화협상의 결과가 ‘성사/결렬’로 갈릴 수 있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스트래들(같은 행사가·만기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해 방향과 무관하게 큰 변동에 베팅하는 전략)처럼 옵션 매수가 큰 가격 움직임에 대응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협상이 결렬되면 콜(상승에 베팅)이, 성사돼 공급이 회복되면 풋(하락에 베팅)의 가치가 커질 수 있다. 또한 최근 EIA(미 에너지정보청) 보고서에서 지난주 원유 재고가 320만 배럴 증가(시장 예상 밖 증가)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이란산 물량이 즉시 복귀하지 않더라도 공급 여건이 생각보다 강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휴전 성사와 재고 증가가 겹치면 유가 하방 압력이 더 빨라질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IEA(국제에너지기구)가 하반기 세계 성장 전망을 낮추며 석유 수요 둔화를 시사했다. 이런 수요 약화 가능성은 분쟁에 따른 50% 급등으로 가려졌지만, 이제는 향후 유가 반등을 제한할 핵심 요인으로 다시 부각될 수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당시 유가는 초기 급등 뒤 수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이는 시장이 시간이 지나면 지정학적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고, 새로운 공급 환경에 맞춰 균형을 찾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면 전쟁 프리미엄(분쟁 위험이 가격에 붙는 추가분)이 사라지며 장기간 하락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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