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유가의 상관관계 변화
유가가 오르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위험이 커졌고,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미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를 거뒀다. 반대로 유가가 내리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커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최근 2거래일 동안은 금과 유가가 동시에 올랐다. 연방기금금리 선물(미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파생상품) 시장에는 추가 금리 인하가 더 이상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금리 인상도 예상하지 않는 분위기다. 유가가 계속 오르면 높은 물가로 인해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을 반영하지 않는 상황에서 금값은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금과 유가에서 익숙한 패턴이 다시 나타나고 있지만, 2025년의 시장 흐름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당시 유가 상승은 물가 우려를 키워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 베팅을 포기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한쪽이 오르면 다른 한쪽이 내리는 ‘음의 상관관계(반대 방향 움직임)’가 나타났다.트레이더에 대한 시사점
이런 역(逆)상관관계는 금리 기대와 직결돼 있었지만, 지금은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시장은 당분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의 배제했고, 금리 인상 가능성도 크게 보지 않는다. 유가 상승이 금값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2026년 3월 말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미국산 대표 원유)가 공급 우려 재부각으로 배럴당 85달러를 웃돌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소비자 물가를 나타내는 지표)는 물가상승률이 약 2.9%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이 연준의 ‘장기간 동결(금리 유지)’을 시사하면서, 시장은 유가발(유가 때문에 생기는) 물가 우려로 금을 예전처럼 강하게 팔지 않고 있다. 대신 초점은 실질금리 변화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상품) 트레이더가 두 원자재의 ‘양의 상관관계(같은 방향 움직임)’에 유리한 전략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가가 추가로 오르면 물가 기대는 높아지겠지만, 연준이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리려는) 대응’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제다. 그러면 실질금리가 내려가 이자가 붙지 않는 금(무이자 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향후 몇 주 동안 유가 상승에 대비한 헤지(위험 회피)로 금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매수나 금 선물(미래 시점에 정한 가격으로 거래하는 계약) 매수 포지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10년물 실질수익률(물가를 반영한 국채 수익률)은 현재 약 1.4%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명목수익률(표면 금리)이 함께 오르지 않는 물가 상승은 금의 매력을 높인다. 2026년 1분기 금값은 이런 흐름이 자리 잡으며 4% 넘게 올랐다. 따라서 시장이 연준의 금리 동결을 믿는 한, 유가 상승이 금값을 직접 떠받칠 가능성이 있다. 트레이더는 유가가 87달러를 안정적으로 웃도는지(지속적인 상향 돌파)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금값이 온스당 2,400달러 쪽으로 추가 상승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잠시 깨졌던 전통적 관계로의 복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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