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차질과 물동량 제약
중동 외 지역의 해상 부유 재고(유조선에 실어 바다에 대기시키는 재고)는 분쟁 이후 최대 35%(약 3,300만 배럴) 감소했다. 아시아에서는 5년 평균을 웃돌던 초과 부유 재고가 모두 소진돼, 물동량이 회복되지 않으면 향후 몇 주 동안 육상 재고(저장탱크 등에 보관된 재고)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비축유(SPR·정부가 비상시를 대비해 비축한 원유) 방출 속도는 하루 약 300만 배럴로 추정된다. 미국 SPR 1차 방출에서는 배정 물량 8,600만 배럴 중 4,520만 배럴이 배정됐으며, 교환 방식(나중에 원유로 되갚는 구조)과 선물가격 곡선(만기별 가격 배열) 및 기준가격 차이 위험(지역·품질 차이에 따른 가격 격차)이 수요를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이 지속될 경우, 사우디 얀부(Yanbu)와 UAE 후자이라(Fujairah) 등 우회 수출 경로의 제한된 처리 용량이 제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호르무즈 해협이 조속히 재개되지 않으면 국제 기준유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높은 변동성 국면의 파생상품 포지셔닝
부유 재고라는 완충 장치는 이번 위기 이후 35% 이상 줄며 사실상 거의 소진됐다. 이에 따라 육상 재고가 감소세를 떠안고 있으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최신 통계에서는 미국 내 원유 재고가 주간 기준 800만 배럴 감소(재고 감소를 ‘드로우’라고 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선물시장에서는 근월물이 더 비싸고 원월물이 더 싼 ‘백워데이션(backwardation·공급이 급해 당장 인도 물량에 프리미엄이 붙는 구조)’이 심화되고, 단기물 매수(롱) 포지션이 유리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IEA가 하루 약 300만 배럴 수준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발표했지만, 일일 공급 손실의 일부만 메우는 수준이어서 시장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미국 SPR 교환(대여) 물량은 항만·터미널 적체 등 물류 문제로 참여가 제한된 모습이다. 실효성 있는 대응이 부족하면서 시장은 공급 충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가격 급등 위험이 큰 환경에서 WTI(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브렌트유(북해산 기준유)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는 전략이 추가 상승분을 노리면서 손실 한도를 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거론된다. 다만 OVX(원유 변동성 지수·원유 옵션 가격에 반영된 변동성 기대치)가 80을 웃돌면 옵션 가격(프리미엄)이 비싸져, 진입 비용을 낮추기 위해 ‘불 콜 스프레드(bull call spread·낮은 행사가 콜 매수와 높은 행사가 콜 매도를 함께 하는 전략)’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난다. 2025년 홍해 해운 차질 때도 변동성 상승이 있었지만, 이번 상황은 그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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