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뉴스가 변동성 키워
이란 측이 협의를 부인한 뒤 브렌트유는 약 4% 반등해 배럴당 103.88달러까지 올랐다. S&P500 선물(미국 주가지수의 미래 가격을 거래하는 상품)은 -0.69%, 유로스톡스50(STOXX 50·유로존 대표 대형주 지수) 선물은 -0.84% 하락했다. 다만 브렌트유는 장중 고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번 움직임은 분쟁이 얼마나 오래 갈지, 물가(인플레이션) 위험, 단기 금리 정책 전망이 계속 바뀐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2025년 변동성을 돌아보면, 브렌트유가 이란 관련 지정학 뉴스에 얼마나 민감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협의 소문 하나로 브렌트유는 한 세션에서 113달러에서 100달러 아래로 급락했다. 이런 ‘작은 뉴스에도 즉각 반응하는’ 시장 특성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브렌트유가 현재 배럴당 87달러 안팎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시장의 기초 여건(수급)은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가 2분기까지 감산(생산을 줄여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을 연장하기로 한 결정이 지지 요인이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미 정부의 에너지 통계 기관) 주간 통계에서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140만 배럴 증가(재고 빌드·공급 여유 신호)한 것으로 나타나 공급이 완전히 타이트(수급이 빡빡한 상태)하다고 보긴 어렵다. 이로 인해 뉴스 한 줄이 가격에 과도한 영향을 주는 취약한 균형이 형성됐다. 이는 향후 몇 주 동안 원유 선물(미래 인도 시점을 정해 거래하는 계약)로 방향성 베팅을 강하게 하는 전략이 위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의 교훈은 사실이든 소문이든 어떤 전개도 수익과 손실을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방향을 맞히기보다 ‘변동성 자체’를 거래하는 접근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방향이 아니라 변동성 거래
CBOE 원유 변동성 지수(OVX·원유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를 지수로 만든 것)는 이미 33까지 올라, 시장이 더 큰 가격 변동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레이더는 변동성 매수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트래들(같은 만기·같은 행사가격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이나 스트랭글(같은 만기·서로 다른 행사가격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은 어느 방향이든 큰 폭의 움직임이 나오면 이익 가능성이 생긴다. 이런 방식은 불투명한 지정학 협의의 결말을 정확히 맞혀야 한다는 부담을 줄인다. 또한 2025년에 두드러졌던 인플레이션 이슈도 간과하기 어렵다. 유가가 급등하면 중앙은행(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당국)의 물가 경계가 즉시 강화되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이는 완만한 추세를 전제로 하기보다, 급격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움직임에 대비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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