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와 비교되는 공급 충격
지역 생산 중단 규모는 하루 700만~1000만 배럴로, 전 세계 공급의 최대 10%에 해당한다. 이와 비슷한 수준의 손실은 1970년대 오일쇼크 때 마지막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현재 정부가 관리하는 비상 비축유(공급 위기 때 시장에 방출하는 국가 전략 비축분)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공급 경로를 전혀 쓸 수 없다는 가정하에, 이 비축분은 중동산 원유 공급 공백을 약 3개월간 메울 수 있다. 이는 당장 물리적(실제) 공급 부족이 즉각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차질이 장기화되면,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원유 시장의 거래(트레이딩) 시사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최대 10%가 멈추면서, 1970년대 이후 보기 어려웠던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반응으로 배럴당 115달러를 넘어 급등했으며, 이는 시장 부담이 매우 큰 상태임을 보여주는 가격대다. 이런 환경에서는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이나 근월물 선물(만기가 가장 가까운 선물 계약)을 통한 매수 포지션(가격 상승에 베팅)이 상승 압력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방법이다. 시장 불안은 변동성 지표로도 확인된다. 원유 변동성 지수(OVX·원유 옵션 가격에서 계산한 ‘시장이 예상하는 변동성’)가 60을 넘어서며 극단적 불확실성을 시사하고 있다. 변동성이 높다는 것은 방향과 무관하게 큰 폭의 가격 움직임에서 수익을 노리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정학 뉴스 전개에 따라 급격한 변동을 포착할 수 있는 옵션 조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OECD 국가와 중국의 비상 비축유가 약 3개월간 공백을 메울 수는 있지만, 이는 영구적 해법이 아니다. 지난주 IEA 자료에 따르면 전략 비축유가 1800만 배럴 감소(드로다운·비축분을 꺼내 씀)했는데, 이런 속도라면 위기가 몇 주 이상 이어질 경우 시장 신뢰가 빠르게 약해질 수 있다. 비축분이 빠르게 줄수록 유가에 반영되는 ‘공포 프리미엄’(불안·위험 때문에 붙는 추가 가격)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우려는 선물시장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선물곡선이 가파른 백워데이션(backwardation·가까운 만기 가격이 더 높고 먼 만기는 더 낮은 상태)으로 전환됐고, 2026년 4월물 계약이 2026년 10월물보다 6달러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당장 인도 가능한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급하다는 신호이며, 캘린더 스프레드 거래(서로 다른 만기의 선물을 동시에 사고파는 거래) 기회가 될 수 있다. 봉쇄가 지속되는 동안 이 스프레드가 더 벌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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