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와 안전자산(위기 시 선호 자산) 수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국가 최고 권력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중동 원유 수송 핵심 해상 통로)을 계속 봉쇄해야 하며, 이란이 페르시아만 주변국에 대한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테러와 증오의 나라”라고 부르며, 제한적 군사 개입 공약과 관련해 상황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중동 상황 전개에 계속 주목하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되면 금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늘 수 있다. 다만 갈등으로 유가(원유 가격)가 오르면 미국의 물가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미 중앙은행)가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키울 수 있으며, 이자(수익)가 붙는 자산이 금보다 유리해질 수 있다.금리 변동성과 금 투자 포지션
이번 갈등은 금에 불리한 환경을 만들었다. 안전자산 매수세(위험 회피 자금 유입)가 가격을 떠받치지만, 높은 금리 압력도 동시에 작용했다. 지정학적 불안이 하단을 지지했지만, 강달러와 매력적인 채권 금리(채권에서 얻는 수익률)가 상승 폭을 제한하면서 금은 수개월 동안 5,250달러를 뚫는 뚜렷한 랠리를 만들지 못했다. 그 결과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은 높았지만, 방향성은 제한됐다. 현재(2026년 3월 기준) 페르시아만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석유 공급 경로의 안정이 커졌다.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미국 대표 원유) 가격은 배럴당 85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전쟁 위험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협력 산유국 모임)의 생산 조절 영향이 더 크다. 이에 물가 압력도 누그러져, 최근 2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계가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 지표)에서 전체 물가 상승률이 2.8%로 내려 연준 목표에 가까워졌다. 지정학적 긴장이 줄면서 에너지 시장의 내재 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예상 변동 폭)도 크게 낮아졌다. CBOE 원유 변동성 지수(OVX·원유 옵션을 바탕으로 계산한 ‘공포지수’)는 2025년 불안 국면에서 50을 넘었으나, 현재는 20대 중반의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에서 움직인다.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낮을 때 유리한 전략, 예를 들어 주요 에너지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받는 방식(옵션 매도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물가가 진정되면서 시장의 초점은 추가 금리 인상에서 첫 금리 인하 시점으로 옮겨갔고, 현재는 2026년 하반기가 예상된다. 이런 금리 전망 변화는 금처럼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무이자 자산)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 통화정책이 완화되기 시작할 때의 상승 가능성에 대비하는 방법으로, 금 선물에 대한 장기 콜옵션(만기가 긴 ‘상승에 베팅하는’ 옵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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