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격차와 캐리 트레이드 확대
이처럼 통화정책 격차가 벌어지면서 엔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통화로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해 금리 차이를 노리는 거래)가 확대됐다. 교역가중 엔화는 2022년 에너지 충격 이후 약 23% 하락했으며, 그 하락분의 절반 이상은 2025년 4월 변동성이 정점을 찍은 뒤에 발생했다. 당시 트럼프가 ‘리버레이션 데이’ 관세를 발표했다. 중동 분쟁과 연계된 위험회피 심리(리스크를 피하려는 투자 성향)가 강화되면 이런 캐리 트레이드가 되돌려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포지션 청산 압박(‘스퀴즈’: 한쪽에 쏠린 거래가 급격히 반대로 되감기며 가격이 급등락하는 현상)이 발생하면 엔화가 추세와 반대로 급반등할 여지가 있다. 일본 엔화는 최근 변동성 급등에도 강세를 보이지 않았고, 교역가중 지수는 연중 저점 부근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투기적 거래자들의 엔화 순매도(‘넷 쇼트’: 가격 하락에 베팅한 포지션이 매수보다 큰 상태) 규모는 최신 CFTC(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료 기준 150억달러를 웃돌며 수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공포 지표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엔화 약세 베팅’이 과도하게 쏠린 거래라는 의미다. 외환(FX) 변동성이 급등했던 직전 두 차례 국면에서 엔화가 급등했던 점은 기억할 만하다. 첫 번째는 지난해 4월, 두 번째는 2024년 여름이었다. 예컨대 2025년 4월에는 트레이더들이 캐리 포지션을 서둘러 정리하면서 달러/엔(USD/JPY) 환율이 1주일도 안 돼 약 5% 하락했다(환율 하락은 엔화 강세). 과거 사례상 위험회피가 본격화되면 엔화는 안전자산 통화(위기 시 선호되는 통화)로서 수혜를 받는 경향이 있다.포지션과 헤지 아이디어
이 취약성은 2022년 에너지 충격 이후 시작됐다. 일본은행이 저금리를 유지하는 동안 다른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다. 미국과의 금리 차(금리 격차)는 여전히 450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단위, 450bp는 4.5%포인트) 이상으로, 투자자들이 엔화로 낮은 비용으로 빌린 돈을 더 높은 금리를 주는 통화에 투자하도록 유도했다. 이처럼 엔화 조달 캐리 트레이드가 크게 늘어난 것이 이후 엔화의 23% 하락에 영향을 줬다. 현재의 핵심 위험은 지정학적 충격이 더 커질 경우, 쏠린 포지션이 급격히 되감기며 급변동이 나타나는 것이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연동되는 금융상품) 투자자라면 행사가가 현재 가격에서 먼 엔화 콜옵션(엔화를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또는 달러/엔 풋옵션(달러/엔을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옵션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엔화의 급격한 역방향 반등에 대비해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급등락 위험을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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