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원유 시장 스냅샷
금(XAU/USD)은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전일 대비 0.80% 하락한 온스당 5,093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57% 상승한 배럴당 78.00달러였다. 금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널리 쓰이며, 시장이 불안할 때 ‘안전자산’으로 여겨진다. 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통화 약세에 대비하는 ‘헤지(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어 수단)’로도 활용된다. 특정 발행자나 정부의 신용에만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은 금을 가장 많이 보유하는 주체다. 외환보유액을 달러 등 특정 자산에 치우치지 않게 ‘분산(다양화)’하기 위해 금을 매입하기도 한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2022년 중앙은행은 약 1,136톤(가치 약 700억 달러)의 금을 사들였으며, 이는 통계 집계 이후 연간 최대 규모다. 금 가격은 종종 미 달러화와 미 국채 가격(또는 국채 금리)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또한 주식 같은 위험자산과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지정학적 불안, 경기침체 우려, 금리, 달러 가치 변화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한다.에너지 공급 쇼크 위험
이란과의 긴장 고조로 원유시장은 극도로 불안해졌고 WTI는 배럴당 78.00달러까지 올랐다. 추가 공급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어떤 형태로든 충돌이 발생하면 전 세계 석유(액체 석유류) 소비의 약 21%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위협받을 수 있어서다. 이 지정학적 위험에 가장 직접적으로 베팅하는 방법으로는 에너지주와 원유 선물에 대한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매수가 거론된다. 분쟁에도 금이 하락하는 모습은 달러로의 강한 ‘안전자산 선호(자금을 더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자산으로 이동)’를 시사한다. 과거 유사 사례에서도 달러가 급등하면,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는 금은(달러로 사야 하는 구조) 상승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움직이는 상품)’ 전략은 달러 강세에 초점을 맞추되, 통화 ETF(여러 통화를 담거나 통화 가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옵션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다만 금의 중장기 지지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 2023년에도 중앙은행이 1,078톤을 매입하며 2022년 흐름을 이어갔고, 이런 매수세가 금 가격의 ‘하단(가격이 더 내려가기 어려운 영역)’을 떠받쳐 왔다. 이번 조정은 금광업체(금 채굴 기업)나 XAU/USD에 대해 ‘외가격(현재 가격과 거리가 있는)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받는 기회로 볼 수 있다. 중앙은행 수요가 하락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전제다. 가장 확실한 결과는 시장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정도) 급등이다. 2022년 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후로, 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변동성지수)가 몇 주 사이 90% 넘게 급등한 바 있다. 주요 주가지수에 대해 ‘스트래들(같은 행사가의 콜·풋 동시 매수)’ 또는 ‘스트랭글(서로 다른 행사가의 콜·풋 동시 매수)’을 매수하면 방향과 무관하게 큰 변동에서 수익을 노릴 수 있다. 또 인플레이션 기대(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에 대한 시장의 예상)를 면밀히 봐야 한다. 2022년의 에너지 가격 급등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몰아넣었고, 그 영향이 수년간 이어졌다. 유가가 80달러 위에서 오래 버티면 연준에 부담이 커진다. 연준이 ‘매파적(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신호를 보이면 달러 강세가 더해지고, 금 같은 자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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