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공급 충격 심화
이란 미사일이 호르무즈 해협(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바닷길)에서 유조선(원유를 싣는 배)을 타격해 화재가 발생했고, 승무원은 미국 국적(미국에 등록된) 선박을 버리고 대피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 시작된 이스라엘·미국의 폭격 이후 선박들이 보험 보장을 잃자(전쟁 위험으로 보험사가 보장을 중단) 수요일에 보험 제공을 제안했다. 전쟁 6일째에 카타르는 LNG(액화천연가스, 천연가스를 액체로 만들어 운반하는 연료) 터미널을 폐쇄했고, 페르시아만에는 유조선 약 150척이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20%가 지나는 길이며, 이란은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선박의 출항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은 목요일 호주로 첫 휘발유 화물을 보냈다. 한편 중국은 석유 제품 수출을 금지하고 시노펙과 페트로차이나에 휘발유·경유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주요 산유국 협의체)는 이번 달 하루 40만 배럴 이상 증산한 데 이어, 4월에는 하루 20만 배럴 이상 추가 증산할 계획이다. WTI는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약 20% 상승했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AMD의 AI(인공지능) 관련 제품 전부에 대해 수출 허가(정부 승인 없이는 해외 판매 불가)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한국 주식시장은 이번 주 20% 하락했다.장기 변동성에 대비한 포지셔닝
호르무즈 해협이 유조선 운항에 닫힌 상황이라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향해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배럴당 100달러는 과거에 경기침체(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국면) 신호로 자주 언급돼 왔다. 1990년 1차 걸프전 당시 원유 가격은 몇 달 만에 두 배로 뛰었고, 그 여파로 S&P 500이 20% 하락했다. 가장 단순한 전략은 WTI 선물(미래 가격으로 원유를 사고파는 계약)이나 에너지 ETF(여러 에너지 관련 주식을 한 바구니로 묶어 거래하는 상장지수펀드)에 대한 콜옵션(가격 상승 시 이익이 커지는 선택권)을 통해 유가 상승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 유가 충격은 소비자와 기업에 사실상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것과 같아 주식시장 전반 하락 가능성을 키운다. 이를 대비하려면 S&P 500과 나스닥 지수에 대한 풋옵션(가격 하락 시 이익이 커지는 선택권)을 매수해 방어할 수 있다. 항공·소매처럼 에너지 비용과 소비 지출에 민감한 업종은 타격이 큰 편이라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공매도,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의 대상이 되기 쉽다. AI 칩(인공지능 연산에 쓰이는 반도체)에 대한 수출 허가 위험은 엔비디아·AMD 같은 반도체 주식에 특히 불리하다. 반대로 에너지 생산 기업은 이런 환경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페어 트레이드(두 자산을 동시에 사고팔아 차이를 노리는 전략)’가 가능하다. 즉 에너지 섹터 ETF(XLE, 에너지 기업 묶음)에 콜옵션을 사고, 동시에 반도체 ETF(SMH, 반도체 기업 묶음)에 풋옵션을 사는 방식이다. 이번 주 한국 시장의 20% 급락은 에너지 위기가 제조업 중심 경제에 얼마나 큰 충격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선행 지표(앞으로의 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번 공급 충격은 전 세계에 영향을 주는 만큼 충격이 다른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앞으로 몇 주 동안 자산 전반에서 추가 하락과 변동성 확대(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현상)에 대비한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VT Markets 라이브 계정을 만들고 지금 바로 거래를 시작하세요.